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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입시지옥서 벗어나 행복한 삶 살았으면"

희망센터 입주기업 한양수학연구소 김진영 대표

(전주=뉴스1) 박효익 기자 | 2017-09-19 16:21 송고
편집자주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창업이 대안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러나 자금조달과 시장진입의 어려움때문에 몇 년을 버티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2011년 7월 개원한 전라북도소상공인희망센터(이하 희망센터)는 도내 소상공인의 창업활성화와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저비용으로 창업공간을 제공하고 우수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등 창업활동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희망센터를 발판삼아 성공적인 창업을 꿈꾸고 있는 입주기업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진영 한양수학연구소 대표 © News1 박효익 기자
김진영 한양수학연구소 대표 © News1 박효익 기자

“아이들이 입시지옥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기의 꿈을 찾아 가도록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20여년 간 사교육 시장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쳐 온 김진영 한양수학연구소 대표. 그간 아이들로부터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나요?”란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 입시 위주의 암기식 수학 교육이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는 자조 섞인 물음일 터. 웃으며 농담조로 묻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심각한 고민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사교육 시장에 내몰려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받다보니 나중에는 질려서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이들의 고민은 김 대표의 고민이 됐다. 입시위주의 교육은 청년실업난 등으로 교육의 목적과 목표가 흐려졌다. 김 대표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해 단순 암기나 주입식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독이 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창의적으로 다양하게 생각하고,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육효과를 낼 수 있는 수업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한양수학연구소다.

“계산은 계산기로 하면 되지 않나요? 저도 대학교 때 공학용 계산기로 미적분까지 다 했는데. 앞으로 더 굳이 계산할 필요 없게 되겠죠. 수학의 본질은 다양하게 사고를 하고,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 교과와의 연계를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수학의 원리를 몸소 체득하게 하는 게 한양수학연구소 수학 교육방법의 핵심이다. 3D 프린팅을 이용해 미적분의 원리를 가르치고, 액체괴물 만들기를 통해 물질의 무게, 부피 등의 개념을 터득하게 한다. 또 만화경을 만들면서 대칭, 도형의 평행이동을 배우게 하고,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형을 접하게 한다.
한옥마을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있다. 한옥마을을 탐방하면서 유물에 대한 연대 측정을 통해 등비수열을 배우고, 부채박물관을 들러 원과 도형 등에 대한 원리를 찾는다. 입시 위주의 수학 교육에서 필수라고 할 수 있는 ‘계산’을 과감하게 제외하고, 수학적 원리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수학은 어려운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 늘 있으며, 재밌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한양수학연구소는 지난해 6월 전북테크노파크의 혁신형기술창업프로젝트에 선정됐고, 한달 뒤 전라북도의 창업지원을 받아 3D 프린팅 기술을 확용한 수학교육용 교구를 제작하는 제조업과 연구개발업, 수학교육강의지원을 하는 교육서비스업으로 창업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교육이 한양수학연구소의 주 사업이다. 타 교과와 융합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그에 따른 교재와 교구를 제작하는 것으로 교구 중 3D 프린팅 출력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한다.  

또 교육사업으로 이공계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지 2년차 이지만 기존의 프로그램들은 주로 단순 노작이나 1회성 프로그램으로 그치는 진로체험이라서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에게 만족도가 낮은 게 현실이다. 김 대표는 이를 개선해 이공계에 특화된 자유학기프로그램을 개발했다. 2017년 전주교육지원청의 꿈마중진로센터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전주지역 중고생들은 전주교육청의 지원으로 한양수학연구소의 수업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한양수학연구소는 창업 석달만인 지난해 8월 희망센터에 입주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희망센터에서 저비용으로 입주공간을 제공받을 수 있고, 1년에 200만원에서 250만원의 성장지원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한양수학연구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원금을 받았다. 홍보물도 만들 수 있다. 창업초기 기업에게는 큰 도움이 아닐 수 없다.

또 입주 기업에게는 각종 연계형 지원 사업에서 우선권이 주어진다. 한양수학연구소가 경제통상진흥원이 22일부터 진행하는 한가위 장터에 참가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김 대표는 “희망센터에서 3년까지 있을 수 있으니 여기에서 성장해서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양수학연구소는 오는 10월부터 매달 둘째 주 교육기부 활동을 진행한다. 지난해 11월 2017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사전선발돼 올해 4월부터 법인으로 전환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해 많은 아이들에게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게 김 대표의 비전이다.

김 대표는 “한양수학연구소의 교육프로그램은 단순한 수학과목의 성적향상이 아닌 수학의 자연스러운 이해와 융합, 혁신의 시대를 미리 준비하는 교육프로그램”이라며 “이는 우리 아이들이 입시로 고통 받고 자신의 가치가 성적으로 평가되는 이 시대를 넘어 미래로 가는 과정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이 맞이할 미래는 사라질 직업도 많고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오로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미래의 가치는 생각하는 힘, 그리고 기존의 것들을 융합하고 혁신적으로 이끌어 내는 사고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그런 능력을 우리 아이들에게 남겨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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